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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 김연경 은퇴 앞둔 명승부 정관장의 불꽃 투혼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코트를 적신 땀방울 속에는 선수들의 절실함, 고통,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그 한 경기 안에는 스포츠의 모든 감정이 응축된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김연경을 쉽게 보내지 않겠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정관장

 

2024년 4월 4일 대전충무체육관. 시리즈 전적 0-2,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뜻밖의 말을 꺼냅니다.

“김연경 선수를 여기서 보내긴 아쉽다. 전 국민을 대신해 쉽게 못 보내주겠다.”

은퇴를 앞둔 ‘배구 여제’ 김연경과의 마지막을 조금이라도 미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 그리고 기어코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초반 기세는 흥국생명…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1세트와 2세트, 경기 분위기는 분명 흥국생명의 것이었습니다.
특히 2세트 36-34라는 치열한 듀스 승부 끝에 세트를 따낸 김연경은 이제 정말 우승의 여신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녀는 코트 위에서 포효하며 관중과 감정을 나눴죠.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정관장의 반격이 시작된 건 3세트부터였습니다.

 

4차전 영상입니다.

 

메가-부키리치 쌍포, 역전의 중심에 서다

 

정관장은 3세트부터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습니다.
메가의 공격 성공률은 46.91%, 무려 40득점을 기록하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핵심이 되었죠.
부키리치도 3세트에서만 7득점을 몰아치며 흥국생명의 수비를 흔들었습니다.

고희진 감독은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선수들의 투혼과 집중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관장의 투혼, 부상도 막지 못했다

 

더 놀라운 건 부상 투혼입니다.

  • 정호영, 부키리치, 염혜선, 노란 등 주요 선수들은 시즌 막판 또는 포스트시즌 중 부상으로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코트를 지켰습니다.
  • 특히 염혜선은 세터로서 마지막까지 코트에서 팀을 이끌었고, “한 번 악역이 되는 데 성공한 것 같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4차전은 운명의 갈림길… 역스윕의 가능성은?

 

챔프전 역사에서 1, 2차전을 선취하고도 3- 5차전 역스윕을 당한 사례는 단 한 번 2022-2023시즌, 바로 흥국생명이 당한 뼈아픈 기억입니다.

이번에는 정관장이 같은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김연경이 마지막 무대에서 화려하게 은퇴하게 될지, 운명의 4차전은 4월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인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집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 배구는 드라마다

 

이날 경기에는 3363명의 관중이 만원 입장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선수들은 2시간 34분간 땀과 투지, 감동의 드라마를 써 내려갔습니다. 김연경, 메가, 염혜선, 표승주… 누가 이기고 지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절대 거짓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배구라는 스포츠의 가장 순수한 감동의 순간을 함께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들의 드라마를 지켜볼 시간

 

스포츠는 결과보다 과정과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명승부.
김연경의 마지막 불꽃일 수도 있는 이 시리즈는 단순한 챔피언결정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4차전,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를 5차전까지.
거짓말 같은 반전, 그리고 진짜 같은 감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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